나의 이야기

북유럽의 한자(Hansa)와 동아시아의 왜구(倭寇)

뇌하수체 2013. 1. 13. 02:11

12세기 중엽 태동되어 17세기까지 명맥을 유지했던 유럽의 「한자 동맹(Hanseatic Leagu; 독일어 die Hanse; 네덜란드어 de Hanze; 스웨덴어 Hansan; 폴란드어 Hanza)」을 “한짜동맹”이라고 읽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만, 독일어 ‘한서(die Hanse)’의 라틴어식 표현이 ‘한사(Hansa)’이므로 ‘한자(Hansa)동맹'을 마치 '한자(漢子)동맹'이나 되는듯 “한짜동맹”이라고 읽는 것은 좀 그렇다고 하겠습니다.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Lufthansa)‘를 “루프트한짜”라고는 발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Datei:Lufthansa Logo.svg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 로고

 

 

한자동맹 최고의 전성기는 대략 1250년부터 1400년까지라고 합니다. 특히, 1350년부터 1400년까지 한자동맹은 북독일 최대의 정치적인 결사체였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국민국가(national state)가 출현하기 전 시기입니다.

 

 

한자동맹 주요도시와 무역로(사진출처 : Ras67)

 

 

한자동맹이 최전성기를 구가하기 시작하던 바로 그 1350년이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왜구(倭寇)의 출몰이 빈번해지는 경인년(庚寅年, 1350년)에 해당하는데, 그 왜구가 대체 어떤 존재들이고 어떤 배경에서 생겨난 것인지에 관해 15개 정도의 학설이 있다고 소개되고 있습니다(이영, 일본 중세 대외관계사 연구의 문제점과 영향, In : 고려대학교 일본사연구회 편, 「동아시아 속의 한일관계사」, pp177~197). 이들 15개의 학설 가운데는 왜구(倭寇)가 ‘무장(武裝) 상인단’이라는 견해도 있고 ‘고려인과 일본인으로 구성된 해적’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학자들은 왜구를 일본인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지만, 일본학자들 가운데는 왜구를 일본인과 고려인의 연합으로 주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김보한, 고려후기 왜구와 송포당(松浦黨), 전게서 pp.151~175 참조). 조선시대 세종 재위시 ‘판중추원사’를 지낸 이순몽은 “고려말에 횡행하던 왜구의 대다수가 실은 일본인이 아닌 고려인이었다”는 내용의 상소를 올리기도 하였다고 하니(이영, 전게논문, p.185), 그저 어리둥절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