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로젠베르크(Alfred Ernst Rosenberg)와 흉노정통론

뇌하수체 2013. 4. 27. 01:12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 의해 교수형에 처해진 독일 고대사 연구자 로젠베르크

(Alfred Ernst Rosenberg, 1892~1946)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인종주의(Rassismus)에 관하여 ‘히틀러(Adolf Hitler)의 교사’였다고 지탄받으면서, 동시에 그 졸렬한 안목으로 인해 히틀러로부터 힐난을 받기도 했다는 인물입니다. 1942년 3월 31일 히틀러는 로젠베르크에게 샤를마뉴 대제(카알 대제, Charlemagne the Great; Karl der Große)를 “작센인을 도살한 자(Sachsenschlächter)”라고 지칭하는 것을 삼가라고 말합니다.

 

File:Bundesarchiv Bild 146-2005-0168, Alfred Rosenberg.jpg

로젠베르크(사진 : Heinrich Hoffmann)

 

우리나라 고대사에 고구려 백제 신라, 또는 퉁구스계(부여족) 알타이계(흉노족)가 있다면 독일 고대사에는 프랑켄 작센 등이 있습니다. 독일 고대사의 종족명칭 프랑켄, 작센, 슈바벤, 바이에른 등은 지역명칭으로 대부분 바뀌었습니다. 트라이치케(Heinrich Gotthardt von Treitschke, 1834~1896) 같은 독일 역사학자는 '작센 정통’이니, ‘프랑켄 정통’이니 하는 논의를 분명 쓸모없고도 매우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할 겝니다.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公州)를 둘러보면서 독일 작센왕국의 고도 드레스덴(Dresden)을 떠올리고, 신라의 고도 경주를 둘러보면서 독일도시 프랑크푸르트(Frankfurt)를 생각하는 것은 가(可)하겠지만, 드레스덴에서 ‘작센(마한)정통’을 말하거나 프랑크푸르트에서 ‘프랑켄(신라)정통’을 입에 올리는 것은 “미친 나라, 미친 국민들이나 할 짓”이라고 아마도 독일 트라이치케 교수 같은 사람이 무덤속에서 격하게 나무랄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